‘Cæméntum[카이멘툼] / 잘려진 돌’이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된 시멘트는 물과 섞여 부드러운 물성을 가졌다가,
다른 골재들과의 결합을 거쳐 이내 차갑고 단단하게 굳어버립니다.
그러나, 시멘트는 무슨 재료를 어떤 방법으로 섞는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본 전시에서는 다양한 모멘트를 가진 우리의 삶처럼, 생동(生動)하며 무엇이든 되어 버리고야 마는 시멘트를 미학적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2024년 한양대학교박물관에서는 기획특별전 《Cement: Moment》의 ‘시멘트 미학’ 시리즈를 통해 시멘트의 다양한 물성을 예술로서 재해석한 작업을 소개합니다. 《Cæméntum: 생동하는 물질》은 그 첫 번째 장으로, 현재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 6인의 작업을 선보입니다. 이들은 수많은 실험을 통해 시멘트와 콘크리트가 가진 다양한 순간들을 포착해 왔습니다. 콘크리트의 표면을 긁고 깎아내며 거친 질감을 전면에 드러내거나(김형술), 레진과 시멘트를 활용하여 운무가 깃든 한 폭의 산수화로 표현하고(전아현), 시멘트와 골판지라는 서로 다른 재료를 대비시키며 인간의 경계와 기준을 보여주기도(전치호) 합니다. 인간이 쌓아 올린 아치형 건축을 떠올리며, 여러 가지 질감과 색을 가진 재료를 콘크리트와 조합하고 해체하고(LAB.CRETE), 단단한 콘크리트의 물성을 세심하게 조각하며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질문을 건네기도(Peter Baran) 합니다. 넓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개개인들의 일상을 생동감 있고 다채로운 빛깔로 그려낼 수도(최혜지) 있습니다.
따뜻하지만 차갑고, 부드럽지만 단단하게 변화하며 어떤 모습이든 될 수 있는 시멘트.
이번 전시를 통해 ‘생동하는 물질’ 시멘트의 변주를 감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