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의 문화를 만드는 가장 흔한 물질이 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좋든 싫든 그 편의성 때문에 플라스틱과 현대문명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되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플라스틱은 이전에 사용되던 천연소재를 급속하게 대체하며 인류가 개발한 어느 도구재료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현대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에 이어 제4문화 즉 플라스틱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박물관에서는 최초의 완전합성플라스틱 베이클라이트 발명 101주년을 맞이하여 플라스틱을 단순히 산업소재가 아닌 현대문명의 키워드로서 조망하는 전시회를 국내 최초로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플라스틱 100년사를 회고하고, 플라스틱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고, 이 새로운 물질의 등장으로 인해 파생된 변화와 충격을 문화적, 인류학적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분석해보았다. 아울러 ‘고고학적 기상도'로 잘 알려진 임근우(강원대학교 미술학과) 교수의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설치미술 작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플라스틱이 현대인의 미감과 문화 성형에 미친 영향을 쉽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