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박물관

길과 길을 잇는 곳엔 어김없이 다리가 놓여있다. 이 다리들은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만남’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가면 다시는 건널 수 없는 ‘헤어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의 옛 다리는 이처럼 실용과 기능을 위해서만 축조된 것이 아니라 이곳과 저곳을 구별하는 상징성과 벽사적 기능을 지니고 있으며, 신성한 구역을 구분 짓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양대학교박물관의 2009년도 동계특별전 “다시 옛 다리를 건너다”는 살곶이다리(사적 160호)의 발굴을 기념하여 우리 옛 다리의 아름다움과 다양한 면모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를 위해 옛 다리를 20년 넘게 찍어온 사진가 최진연의 작품을 초청하여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다리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이를 통해 잊혀져 가는 우리 옛 다리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껴보고, 고교량古橋梁의 문화재적 가치를 재인식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