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화 속에서 찾아보는 의생활도구 이야기
오늘은 지난 1편에서 만나본 김홍도의 작품, 경직풍속도를 바탕으로 우리 의생활도구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코로나 19로 따분한 생활에 옛 그림과 유물을 보며,
잠시나마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풍속화 속 길쌈도구 만나보기
이 그림은 한양대학교박물관 소장품 김홍도의 작품인 경직풍속도 중 일부입니다. 경직도는 본래 중국에서 임금이 생업에 종사하는 백성들의 어려움을 살피라는 의미가 담긴 궁중회화로, 우리나라에서 전래되어 조선 후기 민간에서도 유행했습니다. 경직도에는 농사짓고 비단 짜는 일에 관련된 다양한 장면이 담겨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길쌈도구를 이용해 옷을 만드는 여성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어떻게 옷감을 만들까?
무명옷감을 만드는 과정이 담긴 그림으로 도구 사용법을 함께 살펴봅니다. 수확한 목화송이를 잘 말린 다음 (1) 씨를 빼는 도구인 씨아에 목화를 넣고 돌려 솜과 씨를 분리해요. (2) 씨아에서 나온 목화솜을 무명활로 두드려 부풀게 합니다. (3) 목화솜을 길쭉하게 뭉쳐 고치로 만들어, 물레에 고치를 연결합니다. 바퀴를 돌려 실이 나오면서 실타래로 뽑아냅니다. (4) 이렇게 뽑아낸 실을 베틀에 걸고 옷감을 만듭니다.
그림 속 도구 VS 박물관 유물
풍속화 속 씨아와 물레는 한양대학교박물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림과 비슷하게 생긴 씨아와 모양은 다르지만 여러 개의 살에 두 개의 바퀴가 달린 물레는 박물관의 소장 유물입니다. 모양은 조금 달라도 그 기능과 쓰임새는 온전하게 남아 전해진 유물이죠. 길쌈도구로 만든 옷감은 바느질을 통해 맞춤옷으로 탄생합니다.
손바느질로 정성이 더해진 옷
길쌈으로 만든 옷감은 바느질을 통해 정성스럽게 옷을 짓거나 꿰매어 맞춤옷으로 맵시있게 만들어집니다.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 이전가지만 해도 각 가정마다 자급자족으로 옷을 만들어 입는 것은 일반적이었습니다. 여성들이 옷 짓는 일을 담당했던 만큼 신붓감의 바느질 솜씨도 눈여겨보았습니다. 혼수로 넉넉히 가져온 바늘꽂이와 골무의 수놓은 문양을 보고 신붓감의 바느질 솜씨를 선보인 풍속도 전해집니다. 또한 칠월 칠석날 밤 직녀성을 보며, 바느질 솜씨가 늘기를 빌던 ‘걸교’란 풍속도 있었습니다.
전시실 속 유물 찾아보기
4층 생활민속실에 오시면, 안방에서 여성들이 사용하던 바느질 도구를 볼 수 있습니다. 팔각형의 반짇고리에 담긴 자를 비롯해, 바늘, 실, 골무, 다리미, 자, 가위 총 7개로 구성되는 도구입니다. 이러한 도구 중 바늘이 제일 귀한 것으로 인식되어, 바늘이 녹슬지 않도록 잘 보관했습니다. 작은 천에 곱게 수를 넣은 바늘꽂이는 바늘에 손상이 가지 않게 보관하던 것입니다. 이러한 도구들을 일컬어 ‘규중칠우’라고도 불렀습니다.
[참고문헌]
김영숙, 『한국복식문화사전(복식/섬유예술』, 미술문화, 1998.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의식주 생활사전(의생활 편)』, 국립민속박물관, 2018.
국립문화재연구소, 『중요무형문화재 제89호 침선장』, 국립문화재연구소, 1998.